대한민국 테니스 전설 이형택이 복귀를 결심하고, 부산오픈 테니스 대회 복식에 ‘선수’로 출전한다.
국내 유일의 국제테니스대회인 '2013 부산오픈챌린저테니스대회' 복식 대진표에는 낯익은 이름이 눈에 띄었다. 바로 이형택이었다. 이형택은 이번 대회에서 임규태와 조를 이뤄 복식 본선에 와일드카드 자격으로 진출했다.
이형택은 부산오픈과의 공식 인터뷰에서 “아직 선수라는 호칭이 가장 편하고 좋은 것 같다”며 수줍게 웃어보였다. 선수로서의 생활에 대한 미련과 욕심이 고스란히 묻어났다.
이형택은 먼저 부산오픈에서 대회 총괄지휘자인 TD(tournament director)로 변신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앞으로 테니스에 관련해 많은 일을 하려면 시합이 어떻게 진행되고 운영되는지 알아야겠다고 생각했다”며 이번 경험이 그에게 피와 살이 될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또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아직까지 국내에서 치러지지 않고 있는 투어대회를 열어보고 싶다는 최종 목표도 밝혔다.
TD로의 변신보다 이번 대회에서 더 큰 화제를 불러 모은 건 이형택이 은퇴 선언 이후 처음으로 코트에 서기 때문이다. 이형택은 선수 복귀에 대한 이야기가 언론을 통해 먼저 나가 많은 팬들이 기대와 걱정을 하고 있는 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의 기미코 다테 선수를 해외에서 만났을 때 선수로서 다시 도전을 해보라는 조언을 들었다”고 이야기했다. 기미코 다테는 현역 최고령 여자 테니스 선수로 현재의 이형택의 나이인 37살에 코트에 복귀해 지금까지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부상 등의 악재로 아쉽게 선수를 은퇴했던 이형택은 그녀의 조언에 따라 고심을 거듭한 끝에 선수에 대한 미련을 새로운 도전으로 바꿨다. 그는 복귀에 대한 결심을 선언한 뒤 화려한 부활을 꿈꾸며 차근차근 준비를 해가고 있다.
오랫동안 운동을 하지 않은 만큼 이형택은 단식이 아닌 복식에 출전해 게임 감각을 익힌다. 이형택은 “퓨처스 대회 등 몇 차례 대회에 출전 하며 경기 감각을 익힌 뒤 9월에 있을 전한국선수권대회에서 정식 복귀를 하겠다”고 자신의 의사를 확실히 밝혔다.
이번 부산 오픈에서 대회 총괄지휘자로 경기 운영 경험을 쌓고, 선수 복귀 준비도 하며 2마리 토끼를 잡으려 하는 이형택에게 중요한 대회가 될 전망이다. 이형택이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