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 세계 120위대 진입
5월 프랑스오픈 자력출전 가능성 보인다

'한국 테니스의 희망' 정현(삼일공고,삼성증권 후원)이 세계 120위대에 진입했다.

정현은 9일 발표된 남자프로테니스(ATP) 랭킹에서 129위에 이름을 올렸다.
정현은 7일 맥도날드 버니인터내셔널 챌린저에서 우승하면서 지난주 151위에서 껑충 뛰어올랐다.

2주 연속 자신의 커리어 최고 랭킹을 경신한 것이다. 169위에서 151위로 그리고 다시 40계단이나 올랐다.
국내 남자선수가 세계 120위대에 들어간 것은 2009년 4월 이형택(최고36위)이 128위를 기록한 이후 처음이다.

정현은 한국 테니스 역사상 가장 유일하게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정현의 년도별 ATP랭킹

2012.10.29 /  967위
2013.  9.23 /  491위
2014.  6.  9 /  294위
2015.  2.  9 /  129위

한국네니스는 2008년 8월 US오픈에 이형택(39)이 출전한 이후 6년 넘게 메이저대회 본선 출전자를 배출하지 못하고 있다.

최근의 랭킹 상승으로 정현은 128명이 출전하는 메이저 대회 본선에 자력으로 출전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

지난달 시즌 첫 메이저 대회인 호주오픈 주니어 예선 3회전에서 아깝게 패하는 바람에 성인무대로 직행하는 본선진출의 꿈이 좌절되었던 정현은 현재의 컨디션과 상승세를 유지한다면 5월 프랑스오픈 메이저 대회에서 데뷔전을 치를 확률이 아주 높다.

남자단식의 경우 그랜드슬램 본선은 모두 128드로로 진행 되는데 8명의 와일드카드와 예선통과자 자리 16명을 제외하면 총 104명에게 자동출전권이 부여되며, 부상이나 기타 다른 이유로 불참하는 선수들을 고려해보면 세계 110위권 이내에 들어야 자동 출전이 가능하다.

현재 랭킹 109위인 니콜라스 마휘(프랑스)가 랭킹 포인트 500점이기 때문에 현재 랭킹 포인트 424점인 정현은 80점 정도가 더 필요하다. 그러나 지금의 상승세라면 가능할 것으로도 보인다.

지난 2014 인천 아시안게임 금메달 획득 후 동계훈련을 통해 약점인 서브를 강화하고 위기 관리능력도 집중 보완하고 있는 정현은 자심감에 차있다.

대표팀 사령탑인 노갑택 명지대 감독은 “정현의 성장 속도가 기대 이상이다. 180km 미만이던 서브 속도가 200km 가까이로 올라갔다. 체중 이동으로 스피드를 늘린 덕분이다. 서브가 좋아지면서 평소 강점이던 멘탈이 더욱 강해졌고 백핸드 스트로크의 위력도 향상됐다”고 평가했다.

정현의 아버지인 정석진 삼일공고 테니스부 감독은 “서브할 때 공을 토스하는 위치를 전보다 앞으로 이동했고 스탠스도 변화를 줬다. 그 덕분에 허리에 힘을 실어 파워를 증강시키는 요령을 익혔다”고 설명했다.
포핸드가 장기였던 정현은 최근 "백핸드가 더 자신있다" 라고 말한 바 있다.

'한국테니스의 살아있는 전설' 이형택은 “내가 US오픈에 처음 출전했을 때 24세였다. 정현은 나보다 페이스가 5년 가까이 빠르다. 그래서 성장 가능성이 훨씬 더 크다. 더 큰 무대에서 활약하려면 체력을 보강해야 한다. 100위 이내는 물론이고 내가 갖고 있는 한국 선수 최고 기록(36위)도 깰 수 있을 것 같다”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정현은 호주와 인도에서 열리는 챌린저 대회에 연속 출전한 뒤 태국으로 건너가 국가대항전인 데이비스컵에 참가한다.

한편 정현에 이어 김청의(안성시청)가 401위, 남지성(삼성증권)이 462위, 이덕희(마포고)가 501위에 올라 있으며 2014년 5월에 212위를 찍었던 기대주 임용규(530위)도 최근 기초 군사훈련 4주를 마치고 다시 시동을 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