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P 별들의 대결/ 맥켄로, 사핀 살아있네!!

흘러간 '코트의 악동' 존 매켄로(57세,미국)가 1987년 윔블던 우승자 패트 캐시(51세,호주)를 누르고 노익장을 과시했다.

나이 60을 눈앞에 둔 매켄로는 12일 서울 송파구 SK핸드볼 경기장에서 열린 남자프로테니스(ATP) 챔피언스투어 기아 챔피언스컵 1회전에서 패트 캐시(51·호주)를 2-0(6-2 6-4)으로 제압했다.
매켄로는 13일의 결승전에서는 21살 어린 마라트 사핀(36·러시아)과 맞대결을 펼친다.

챔피언스 투어는 현역 시절 세계 1위에 올랐거나, 메이저 대회 단식 결승 진출 경력이 있는 선수 또는 국가대항전인 데이비스컵 우승팀에서 단식 경기에 출전했던 선수들이 실력을 겨루는 무대다.

1979년 US오픈을 시작으로 메이저 대회 단식에서 7차례나 우승한 매켄로는 이날 첫 서브부터 에이스가 들어가자 의기양양하게 양팔을 치켜들며 관중의 환호를 유도하기도 했고 백핸드 다운더라인을 작렬한 뒤에는 주먹을 허공에 내지르며 환호하는가 하면 캐시의 공을 따라가다가 허리를 삐끗했다며 메디컬 타임아웃을 요청하며 코트에 드러눕기도 했다.

캐시도 판정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지갑에서 돈을 꺼내 심판에게 건네는 시늉을 하며 팬들을 웃겼다. 

앞서 열린 경기에서는 36세의 마라트 사핀이 메이저 대회 단식 14회 우승에 빛나는 45세의 피트 샘프러스(미국)를 역시 2-0(7-6 6-4)으로 꺾고 결승에 선착했다. 사핀은 현역시절인 2000년 US오픈 결승에서 당시 세계최강 샘프러스를 꺾은 바 있다.

샘프러스는 2007년 로저 페데러(스위스)와의 시범경기 이후 9년 만에 방한했다. 이형택과 현역 시절 두 차례 대결했던 샘프러스는 ＂2000년 US오픈 16강이 기억난다. 당시 이형택은 매우 상대하기 까다로운 선수였다. 그와 맞대결에서 타이브레이크도 두 세 차례 갔었다＂고 회상했다.

샘프러스와 매켄로는 초청료와 체재비 등을 합해 2억 원이 넘는 몸값으로 여전히 거물 대접을 받았다.

한편, 매켄로는 이번 방문에서 한국 테니스의 기대주 정현에 대해 ＂부상 때문에 한동안 못 나오다가 최근 복귀한 것으로 알고 있다. 장래가 밝으며 아시아권 선수 가운데 기량이 단연 뛰어나다＂고 칭찬했다. 그는 또 ＂만약 정현을 가르친다면 파트타임 정도는 가능하다. 서브에 대한 보완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