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테사모 웹회원들의 도란도란 대화방, 수다방 입니다.
▣ 홈페이지에 가입한 회원은 누구나 테사모 웹회원입니다
▣ 다른 싸이트로 직접 이동을 유도하는 링크가 걸린 글은 삭제 됩니다

꽃멀미 산하 김충규 새가 숨어 우는 줄 알았는데 나무에 핀 꽃이 울고 있었다 화병에 꽂으려고 가지를 꺾으려다가 그 마음을 뚝 꺾어버렸다 피 흘리지 않는 마음, 버릴 데가 없다 나무의 그늘에 앉아 꽃 냄새를 맡았다 마음속엔 분화구처럼 움푹 패인 곳이 여럿 있었다 내 몸 속에서 흘러내린 어둠이 파놓은 자리, 오랜 시간과 함께 응어리처럼 굳어버린 자국들 그 자국들을 무엇으로도 메울 수 없을 때 깊고 아린 한숨만 쏟아져 나왔다 꽃 냄새를 맡은 새의 울음에선 순한 냄새가 났다 그 냄새의 힘으로 새는 사나흘쯤 굶어도 어지러워하지 않고 빽빽한 하늘의 밀도를 견뎌내며 전진할 것이다 왜 나는 꽃 냄새를 맡고 어지러워 일어나지 못하는 것일까 그늘에 누워 올려다보는 하늘에는 구름이 이동하고 있었다 구름이 머물렀던 자리가 움푹 패여, 그 자리에 햇살들이 피라미처럼 와글와글 꼬리를 치며 놀고 있었다 아니, 황금의 등을 가진 고래 한 마리가 물결 사이 출렁거리고 있었다 마흔도 되기전에, 내 눈엔 벌써 헛것이 보이기 시작하는 걸까 사후(死後)의 어느 한적한 오후에, 이승으로 유배 와 꽃멀미를 하는 기분 저승의 가장 잔혹한 유배는 자신이 살았던 이승의 시간들을 다시금 더듬어보게 하는 것일지도 몰라, 중얼거리며 이 꽃 냄새, 이 황홀한 꽃의 내장, 사후에는 기억하지 말자고 진저리를 쳤다 1965년 경남 진주 출생 서울예대 문예창작과 졸업 1998년 문학동네 문예공모 시 당선 시집 [낙타는 발자국을 남기지 않는다] 민족문학작가회의 회원 오월문학상 수상 현재 계간 [시작] 편집장 파일 : 조회 : 998 작성 : 2007년 04월 24일 11:29:10

	산하		시인은 벌써 살아오면서 굳어버린 응어리가 가슴에 있었다.어느날 나무에 핀 꽃을 꺽을려하다가 울음소리를 듣는다.새의 울음소리가 아니라 꽃의 울음소리였다.꽃을 꺽지 않고 꽃의 냄새(황홀한 꽃의 내장)를 맡는다.이 꽃의 냄새를 맡아서 새의 울음소리는 순하고 강했다라고 느낀다.꽃의 냄새에 취해 하늘의 구름을 본다.구름이 머물렀던 자리에 움푹파인 분화구처럼 상처가 생긴다. 그 상처에 햇살들이 황금의 등을 가진 고래가 되어 놀면서 그 상처를 치유하고 있다.사후를 생각한다. 사후의 가장 큰 고통은 살아있었던 동안의 아픈 시간들이 다시 떠오르는 것이리라.죽어서도 살아있는 동안의 아픈 기억을 더듬는 것이리라.문득 생각한다.이 꽃 냄새(살아있는 동안 삶의 아픔의 분화구를 매꾸었던 치료약)을 맡으면서 살아있는 동안의 아픔은 치료하되 죽어서는 기억하지 말자고...죽어서는 가슴의 상처가 생기지 않기를...그래서 꽃의 향기가 필요 없기를...	04-24 12:01:11
	전 준		2년전 봄. 바위에 누워 올려다 본 하늘에는 나무팔이 구름을 움켜지고 있었다. 삶은 계란으로 바위를 치니 맥없이 부서지는 껍질. 삶이란 이처럼 깨어짐의 연속이던가. 그 날 나무에는 지금 잎이 돋기 시작하듯 껍질은 땅속에서 자라고 있을 것이다. 산하님. 간만의 글 잘 보았습니다. 그리고 삶(은계란)과 생(계란)의 차이... 아직 잘 모릅니다...ㅉ, ㅉ (다만, 껍질이 벗겨져야 먹을 수 있고 먹었으니 死하지 않고 살아왔다는 건 압니다. ㅎ ㅎ)	04-24 12:20:48
	겨울소나기		우리들은 봄이 되면 집뜰 꽃 나무나 가로수 은행잎이나 새순이 돋아나기 기다리며 꽃이피기를 열매 맺기를 기다리며 막연히 위로를 얻고 무언의 대화를 나눈다 이럴때면 나무가 아니고 친구가 되기도 한다 꽃을 꺽어 쥐고서도 꽃 냄새를 모린다. ㅎㅎ 다시 새봄을 기다리고 피고 지고........또 기다리고 뭐....	04-24 14:08:06
	이뿐		꽃멀미에 토 합니다. 유채꽃 철죽 연산홍 때이른 줄장미까지... 산하님. 흐린날 오후 좋은선물 잘 받았습니다 ^^*	04-24 14:12:11
	김테니		꽃멀미 유배 라고 하니 문득 떠 오르는 섬이 생각납니다. 얼마전에 남해를 여행하면서 노도의 고요속에 핀 많지 않은 유채꽃을 보면서 구운몽의 작가 서포 김만중이 생을 마친 마지막 유배지에 잔잔한 파도와 푸른물결이 어우러져 아린 가슴으로 집필 했을 사씨남정기가 유배초옥의 외로움으로 이승을 지키고 있는 남해의 작은 섬 노도 NDDO(sland) 유채의 향기가 새삼 아련합니다.	04-24 15:10:23
	산하		오래만에 여유가 생겨 시하나 찾아서 올려보았습니다.그런데 시가 조금 어두운 것같군요.이뿐님 말씀처럼 살아간다는 것은 아픔의 연속이라 이 아픔을 치유할려고 꽃향기를 맞다가 누구나 멀미를 할 수 밖에 없다는 생각도 듭니다.그러나 이런 아픔없는 삶은 너무 무미건조할 것같기도 합니다.그래서 아픔없는 죽음보다 아픔많은 살아있음의 소중함을 느끼게 하는 시인 것같기도 합니다.또 살아가고 있음의 아픔을 사랑하여 삶의 의미와 즐거움을 다시 한번 인식하게 하는 시같기도 합니다.모두 즐거운 오후가 되시길....	04-24 15:52:54
	비룡망해		사후(死後)의 어느 한적한 오후에,/이승으로 유배 와 꽃멀미를 하는 기분/저승의 가장 잔혹한 유배는/자신이 살았던 이승의 시간들을 다시금/더듬어보게 하는 것일지도 몰라,// 사주쟁이가 저를 전생에 누명을 씌고 귀양을 갔던 사람이 현세에 다시 태어난 팔자라고 하더군요. 제 자신이 생각해도 족보상, 두 분 할아버지의 생애가 뻐저리게 저에게 다가 옵니다. 그 분들의 삶을 생각하면 며칠을 울어도 멍울이 풀어지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 분들의 명복을 빌면서 이승의 유배 생활을 충일(充溢)하게 살고 싶습니다.	04-24 16:10:45
	아킬레우스		살며..어디선가 맡았던,보았던.그리웠던..그러나~기억에는 없는것들이 문득문득 마주칠때..전생기억이 다~리셋 되지않은것은 아닌지..? 허벌나게 흩날리는 꽃잎 밑에서 이별하고..봄냉이 밭두렁을 지나며..죽음을 치룬적이..그 좋고..싫음이..이생에 곷향기에..어지러워하고 아플수도..또~륜이지나 다음생에는 고래가 하늘을 날고..이승과 저승을 심부름하는 까마귀는 땅위를 기어다닐수도..(그놈은 휘미하게나마..날던기억이 있을수도..) 이도 저도 아님..하루가 이승의1년이라는 저승에서 4박5일 파견나왔는지도...ㅎ~존밤	04-26 00:42:00

전체 자료수 : 7045 건   공지 ★회원정보수정(로그인) 안내 ! -필독-★[0] 운영자 - 62193     5425 벌거벗은 시간.나무의 생각... [3]   겨울소나기 2007-04-26 904     5424 사람이 풍경으로 피어나 [5]   산하 2007-04-25 952     5423 심심하실때 한번 [12]   일수불퇴 2007-04-25 917     5422 창원에서 만난 샤이안님, [3]   황매니아 2007-04-25 876     5421 처음처럼 [9]   다가가다 2007-04-24 927   ▶ 5420 꽃멀미 [8]   산하 2007-04-24 998     5419 나도 퍼왔시요 ㅋㅋ [7]   일수불퇴 2007-04-24 924     5418 Chopin -Nocturne & 그림감상 하세요. [5]   황매니아 2007-04-23 938     5417 하루 그리고 또 하루를 살며... [6]   벌벌서버 2007-04-23 870     5416 우리가 잊고사는 행복 [4]   일수불퇴 2007-04-23 904     5415 입이 간지러워서 .. [9]   황매니아 2007-04-22 918     5414 어제와는 또 다른 하루를열며 [4]   일수불퇴 2007-04-20 897     5413 중국의 미인들... [14]   겨울소나기 2007-04-19 1468     5412 지껀우짜고 [8]   일수불퇴 2007-04-19 1002     5411 I Will Survive .. [12]   황매니아 2007-04-19 974     5410 동네 목탕과 삼류소설 [11]   이뿐 2007-04-19 978     5409 부산여자클럽대회 참가한 웹테사모 [23]   은별 2007-04-18 1101     5408 봄은, 병아리처럼 내게로 [9]   아이스 2007-04-17 1002     5407 봄~봄~봄 [7]   일수불퇴 2007-04-17 871     5406 운보 김기창, 청산에 살리라 [10]   겨울소나기 2007-04-16 1025     5405 행복한 주인공.,.. [9]   사랑 2007-04-16 927     5404 웹테사모 님들께 행복의문을 열수있는 열쇠를 드릴께요 [9]   일수불퇴 2007-04-16 1036     5403 월요일에 내리는 비가,, [12]   황매니아 2007-04-16 930     5402 2007부산오픈 경품/기념품교환권 예매안내(수정) [7]   다가가다 2007-06-04 1643     5401 멋진 휴일입니다. 즐테하세요. [11]   테돌이 2007-04-15 1014     5400 Yester-me, yester-you, yesterday [4]   황매니아 2007-04-14 1041     5399 조용한 물이 깊은것처럼 [6]   일수불퇴 2007-04-14 917     5398 인연은 아름다워야 한다 [4]   벌벌서버 2007-04-14 849     5397 꽃향기에 취해,, [6]   황매니아 2007-04-13 856     5396 창녕 진달래꽃 구경오이소... [10]   겨울소나기 2007-04-13 1217   [prev][41][42][43][44][45][46][47][48][49][50][51][52][53][54][55][56][57][58][59][60][next] 이름 제목 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