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도에서 다대포로 가는 중간에 감천동이 있고 감천 2동은 옥녀봉에서
천마산에 이르는 산자락을 따라 지붕 낮은 집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는
산동네 마을이지만 나름대로 질서정연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파란 지붕과 그 위에 이고 있는 파란 물탱크, 분홍 노랑 주황 파랑 등
갖가지 페인트로 덧칠된 외벽에서 함께 읽을 수 있는 처연함과 야릇한
경쾌함을 느낍니다.
밤에 멀리서 이곳을 보곤 부산에 이런 고층아파트가 있었나 하고 놀랐
다는 사람도 있었고, 누군가는 그리스의 휴양지 산토리니가 연상된다고
도 합니다. 어쨌든 이곳을 찾은 이방인은 미로 같은 골목을 오르내리다
보면 이내 길을 잃어버리기가 십상입니다.
부산의 피란민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한 감천고개 산복도로의 이 마을이
문화체육관광부의 콘텐츠융합형 관광협력사업으로 선정됨에 따라 문화
예술촌으로 탈바꿈 하게 되었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이곳을 감천2동 마
추픽추 문화마을이라 명칭을하고 개발을 한다고 합니다.
마을의 300여개 빈집중 일부를 사진갤러리와 북카페, 빛의 집과 어둠의
집 등 소규모 전시실과 예술체험공간으로 바꾸고 미로 같은 골목길 구석
구석에 지역대학과 주민들이 직접 만든 조형물을 설치하고 이를 표시한
마을지도를 만들어, 관람객들이 마치 보물찾기를 하듯 마을 구경을 할 수
있게 할 계획이라고 하더군요, 조만간 부산의 새로운 명물의 탄생을 기다
려 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