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부산 서구 동대신2동 닥밭골 '북카페' 건립 현장에서 공공미술 작가와 주민들이 작업 방향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박수현 기자 parksh@kookje.co.kr
5일 부산 서구 동대신2동 닥밭골. 공공미술 작가 2명과 주민들이 100㎡ 남짓한 규모의 컨테이너 박스를 옥상 테라스와 정원이 있는 갤러리로 만드는 작업이 한창이었다. 원래 폐·공가였던 이곳은 이달 중순 커피를 마시며 책을 볼 수 있는 '북카페'와 미술 작품을 감상하고 체험도 할 수 있는 '작은 미술관'으로 탈바꿈한다. 지역 주민이 직접 갤러리를 운영하고, 수익을 지역사회에 환원하는 풀뿌리 사회적기업 형태로 운영하는 것이다.
주민 임모(42) 씨는 "마을에 문화공간이 들어서 지역 일자리와 복지 문제를 해결한다고 하니 기대가 크다. 이곳에서 진행하는 바리스타(커피제조 전문가) 교육을 받으면 북카페에 취직할 수 있다고 해서 도전해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동대신2동 주민자치센터와 주민자치위원회가 추진 중인 닥밭골 갤러리는 고용노동부의 인증을 받진 않았지만 지역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꾸려가는 예비 사회적기업이다. 주민자치센터는 지난 8월부터 구비 3950만 원을 들여 폐·공가 철거 부지에 북카페와 미술관을 조성하는 사업에 착수, 현재 마무리 작업이 한창이다. 센터는 하반기 행정안전부가 지원하는 자립형 지역공동체 일자리사업에도 선정돼 북카페 운영 예산으로 국비 7500만 원을 받게 됐다.
닥밭골 갤러리는 동대신2동의 대표적인 문화공간으로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미술 체험과 바리스타 교육 외에도 책 대여 및 판매, 전시장 대여 등 각종 수익사업을 펼치게 된다. 갤러리 운영비 외에 수익금 중 일부는 지역 일자리 창출과 어려운 이웃을 돕는 데 쓸 계획이다.
동대신2동 주민자치센터 윤성욱 씨는 "주민들이 바리스타 강사와 미술 작가로부터 교육과 창업 컨설팅도 받을 수 있어 재취업을 준비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산복도로 마을인 닥밭골은 영세주민 밀집지역으로, 주민의 평균 연령은 60대다. 최근 주거환경개선사업의 일환인 '벽화마을 조성사업'이 완료돼 사진작가와 학생, 등산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또 갤러리 맞은편 부지(1519㎡)에 주민 쉼터와 운동시설을 조성하는 '고지대 그린테마공원 사업'도 구청에서 추진 중이어서 닥밭골 갤러리와 함께 지역경제 활성화도 기대된다. 이종철 동장은 "내년 초 그린테마공원이 조성되면 닥밭골이 시민들의 문화휴식공간이 될 것이다. 지역 발전을 도모하는 생활공동체가 목표"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