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로만 듣던 법기 수원지 근방에 당도하니 길게 늘어선 차들을 보고
여기쯤이다 싶어, 차를 세워두고 베낭을 메고 조금 걸어가니, 많은 사람
들이 보이고 좁은 철문으로 들어 서니 하늘을 향해 쭉 뻗은 편백나무와
히말라야시더에 압도되어 잠시 멍하다.
80여년 동안, 금단의 땅은 신천지라고 할 만큼 이국적이다. 1932년 일제
강점기에 세워져 지난 달 7월1일 수원지 일부만 개방을 하였다. 빽빽이 솟은
큰 나무 숲길은 한낮인데도 어둑어둑하다. 걷는 발길이 가볍고. 머리가맑음은
키가 큰 나무들이 쏟아 붓는 피톤치드 때문 일 것이다.
숲길을 지나오니 좌측으로 예쁜 화장실이 보인다. 예전에는 관사였다고
하더군요 우측으로 저수지 댐마루에 이르는 계단이 보이고 계단 끝에는
밑둥에서부터 줄기가 여럿으로 갈라져 자란 반송(盤松) 몇 그루가 자리를 잡고
있는 데 마치 우산을 넓게 펼친 모습 같이 아름답다.
댐마루의 벤치에 앉아 반송 아래로 부터 부는 향기로운 바람을 맞으며
취수탑 너머로 천성산이 자리를 잡은 그림같은 저수지 풍경 속에 빠져든다.
히말라야시더에서 대쪽 같은 기상을 배운다면, 반송에게서는 모난 곳 없이
부드러운 성품을 배운다. 아름드리나무와 맑은 물에 대한 그리움이 마음속에
사무치고 나도 자연의 일부라는 생각이 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