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대포에 해가 진다. 구름 한 점 없는 하늘을 붉게 물
들이며 해가 가덕도 산등을 넘어 간다. 아름다운 석양
의 풍광을 한참이나 응시한다.
그렇게 황홀하던 노을이 싸락눈 쌓인 산야에 버림받고
텅 빈 벌판에 내 팽개쳐진 신세로 외로움을 씹고 있을
줄 몰랐다. 사람은 노을이 섧은 세월을 삶의 살아봐야
삶의 맛을 알게 된다고 하는 어느 시인의 독백이 들려온다.
잠시 후면 다가 올 내 인생의 마지막은 어떤 빛깔로
물들어 있을까? 이제까지의 길은 눈이 시리도록 푸른
길이였다면 지금부터는 조금씩 노을 빛으로 물들어 갈 길이다.
속 없이 서툴러 연신 넘어지고 깨어졌던 지난 세월
이지만, 앞으로의 길은 지나온 삶의 지혜를 바탕으로
좀 더 밝고 화사하게 걸어가고 싶다.
고운 모습으로 노을을 맞이하기 위해 영혼을 밝히는 일에
정성을 다하고 넉넉한 마음으로 사랑을 가득 채워 여유롭고
향기 가득한 얼굴이 되었으면 좋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