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이 턱턱 막히는 주말의 오후 삼락공원에 우리나라 꽃 무궁화가 뜨거운
태양을 향해 아름다운 자태를 보라는 듯이 뽐내고 있다. 마치 금메달
을 목에 걸고 환한 웃음짓는 선수처럼 말이다.
무궁화꽃은 아침에 피어 저녁에 지는 꽃으로도 유명하다. 오늘 보았던
꽃은 내일이면 다시 볼 수 없다. 매일 같은 꽃을 보는 것 같지만 늘 새
로운 꽃을 보는 셈인데 늘 새롭다는 것이 무궁화의 매력일지도 모르겠다.
무궁화꽃은 7월부터 10월, 여름과 가을에 걸쳐 100여 일간 끝없이 피고
지기를 반복하며 8월에 그 절정을 이룬다. 그래서 끝이 없다는 말 처럼,
무궁(無窮)이라 했나 보다.
폭염과 열대야가 기승을 부리는 올 여름, 런던 올림픽 승전보가 있었기
에 지친 심신이 그나마 잠시 쉼과 여유를 가질 수가 있었다. 모든 선수
들이 메달을 목에 걸수는 없다.
비록 기대한 만큼 성적은 못된다 할지라도 믿음과 희망을 갖고 최선을
다한 거기까지가 우리의 한계이고 그것이 우리의 아름다움입니다. 라고
한 말들이 패자들에 작은 위로가 되었으면 좋겠다.
열기를 식혀주는 반가운 소나기처럼 이따금 시원한게 불어 오는 바람을
곁에 두고자 바람이 지나는 길목에 서서 가을을 기다리는 마음으로 잠
못이르는 밤을 지세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