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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소묘
개구리 선하품에
그 큰 입 다칠라.
우수 떠난 자리 경칩이 봄을 연다.
얼음 녹은 실개천
버들강아지 솜털이 앙증맞아
피라미 조막손으로 사래 짓 하는데.
삼 동(三 冬) 숨죽이며
인고의 세월을 기다린 실잠자리
나래 짓, 산뜻하게 솜털 위에 앉는다.
초목(草木)은 하얀 피돌기를 위해
땅속에 머리 묻고
두 발은 하늘 딛고 섰는데,
사람은 빨강 피돌기가 좋아
두 발로 대지를 내달으며
하늘을 향해 머리 두고 있는가.
나무는 봄 향기 지천으로 깔리면
초록 옷 한 잎, 두 잎 입다가,
삼동(三冬) 삭풍 몰아치면
또 다른 튼실한 탄생을 위해
나목(裸 木)으로 담금질하는데,
인간은 겨울 마중할 때면
두꺼운 옷 한 겹, 두 겹 입다가,
염천(炎天)에 시달리면
열 뜬 피돌기를 감당하지 못해
나신(裸身)으로 다독인다.
자연의 섭리가 서로 닮게 하고
상반된 삶의 내력이 음과 양의 조화로다.
인간이여! 영겁의 생존을 바란다면
이 봄 맞이 산등성이 오르면서
나무에게 배신의 아픔을 익히지 말아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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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 43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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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 2008년 03월 05일 13:43: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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