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비토바, 괴한에 습격당해 왼손 부상

윔블던 테니스 여자단식에서 두 차례 정상에 올랐던 체코의 페트라 크비토바(26)가 괴한의 칼에 찔려 왼손을 크게 다쳤다.

21일 오전(한국시간) AP 통신은 크비토바가 체코 동부 프로스테요프에 있는 자신의 집에서 강도의 습격을 받았고, 왼쪽 손가락 5개의 인대와 힘줄이 손상됐다고 전했다. 신경이 손상돼 3시간 45분에 걸친 수술을 받았다. 체코 경찰은 30대 중반의 범인은 달아났으며, 행방을 쫓고 있다고 밝혔다. 크비토바는 특히 왼손잡이여서, 왼쪽 손가락 부상으로 인한 공백이 길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크비토바의 대변인 카렐 테이칼은 “심각한 일이지만 다시 테니스를 하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은 하지 않고 있다”며 “그러나 치료와 재활에 최소한 3개월에 소요되기에 내년 1월 열리는 메이저대회 호주오픈 등에 결장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여자 세계랭킹 11위인 크비토바는 2011년과 2014년 윔블던에서 우승했고 올해 우한오픈과 주하이오픈을 제패했다. 2006년 프로에 데뷔했으며, 윔블던에서 처음 우승한 2011년에는 세계랭킹 2위까지 올라갔었다. 올해는 우한과 주하이 오픈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크비토바는 SNS에 “상당히 큰 충격을 받았지만, 살아남아 다행”이라며 “부상이 심각하기에 여러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야겠지만, 나는 강하고 싸워나갈 것”이라는 글을 올렸다

정상급 여자 테니스 선수가 범죄 피해를 당한 이후 후유증을 겪은 사례는 몇차례 있다.
 개인 통산 메이저 대회 7회 우승을 기록 중이던 모니카 셀레스(미국)는 1993년 경기 도중 괴한에게 등을 찔린 이후 정신적 충격에 빠져 2년가량 코트에 서지 못했다. 이후 메이저 대회 트로피를 1개를 추가하는 데 그쳤다. '제2의 샤라포바'로 불렸던 안나 차크베타제(러시아)는 세계 5위이자 20세였던 2007년 자택에서 6명의 무장 강도에게 30만달러(약 3억6000만원)를 털린 뒤 추락을 거듭하다 26세에 은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