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 로저스컵 8강행 좌절
다음 주 40위대 진입 보인다

정현(21·한국체대·세계랭킹 56위)이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로저스컵 대회에서 8강 진출에는 실패했다.


(2015부산오픈 우승의 정현)

이번 로저스컵 대회 1,2회전에서 각각 세계랭킹 28위 펠리시아노 로페스(36·스페인), 세계랭킹 13위 다비드 고핀(27·벨기에)을 차례로 격파하며 상승세를 자랑했던 한국 테니스의 '희망' 정현은 11일(한국시간)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열린 대회 단식 3회전에서 세계랭킹 42위 아드리안 만나리노(29·프랑스)에게 0-2(3-6 3-6)로 발목을 잡혔다.

2015년 27위에 오른 것이 생애 최고 세계랭킹인 만나리노는 이번 대회 2회전에서 세계랭킹 10위 밀로스 라오니치(27·캐나다)를 꺾는 등 가파른 상승세를 자랑하고 있는 선수이다.

로저스컵은 메이저대회 바로 아래급 대회다. 정현이 16강에서 꺽은 13위 고핀은 지금까지 정현이 꺾은 상대 중 가장 순위가 높은 선수다. 앞서 정현은 지난 5월 BMW 오픈에서 당시 세계 16위 가엘 몽피스(31·프랑스)를 2대0으로 누른 바 있다. 올해 들어서만 '세계 톱 20'에 이름을 올린 2명을 꺾은 것이다.

이번 대회 3회전 진출로 랭킹 포인트 90점을 확보한 정현은 다음 주 세계랭킹에서 다른 선수들의 이번 주 경기 결과에 따라 생애 최초로 40위권 진입도 노리게 됐다. 정현의 개인 최고 세계랭킹은 2015년 10월 기록한 51위다.

2014부산오픈에서 와일드카드를 받아 단식과 복식에서 4강에 오르고 2015부산오픈에서는 자신의 첫 챌린저 단식우승을 차지하면서 급성장을 보여 온 정현은 이제 명실공히 세계무대의 전투사로 변모하였다.

최근 정현의 경기는 눈에 띄게 달라지고 있다. 우선 서비스 위력이 크게 증가했다. 이번 대회 16강전 고핀과의 대전에서 정현의 첫 서브 득점률은 69%로 나왔다. 61%에 그쳤던 고핀을 앞질렀다. 정현의 서비스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최대 약점으로 지적됐던 부분이다. 속도가 정상급 선수들보다 떨어지고, 성공률도 낮아 게임을 내주는 일이 잦았다. 지난해 일부 대회를 포기하면서까지 파워 서비스를 배우고, 필라테스로 몸의 밸런스를 향상시키면서 달라졌다는 분석이다. 박용국 NH농협은행 스포츠단장은 "1년 전과 비교하면 정현의 멘털과 체력 성장이 모두 돋보였다"고 했다.

앞서 열린 3회전 경기에서는 로저 페더러(3위·스위스)가 다비드 페레르(33위·스페인)를 상대로 2-1(4-6 6-4 6-2) 역전승을 거두고 8강에 올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