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 윔블던 8강 루옌쉰 꺾고 결승 진출 "3년 전에는 제가 루옌쉰 연습 상대였어요" 정현(69위·삼성증권 후원)이 남자프로테니스(ATP) 르꼬끄 서울오픈 챌린저(총상금 5만 달러) 단식 결승에 올랐다. 정현은 16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테니스코트에서 열린 대회 6일째 단식 4강전에서 루옌쉰(65위·대만)을 2시간25분의 접전 끝에 2-1(6-4 6<4>-7 6-4)로 물리쳤다. 루옌쉰은 2010년 세계 랭킹 33위까지 올랐고 그해 윔블던에서 8강까지 진출했던 선수다. 당시 16강전에서 루옌쉰은 세계 7위였던 앤디 로딕(미국)을 꺾는 파란을 일으키며 니시코리 게이(6위·일본)가 등장하기 전까지 '아시안 톱 랭커'의 자리를 지켰다. 정현은 "고등학교 1학년 때인 2012년에 루옌쉰이 삼성증권배 챌린저에 출전했는데 그때 연습 상대가 필요하다고 해서 히팅 파트너로 나섰다"고 소개하며 "그때는 어떻게든 루옌쉰과 한번 쳐보고 싶어서 다른 일을 하다가도 부르면 달려갔었다"고 웃었다. 그러던 정현이 지금은 루옌쉰과 세계 랭킹도 거의 비슷해졌고 공식 경기에서 첫 맞대결에서 승리하는 수준까지 기량이 향상된 것이다. 정현은 "상대가 저보다 랭킹도 높고 경험이 많은 선수지만 한번 이겨보고 싶다는 생각으로 경기에 나섰다"며 "3세트 중반까지 지고 있었지만 배운다는 마음으로 임한 것이 역전의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2세트를 타이브레이크 끝에 패한 그는 "그렇게 많이 뛰고 2세트를 졌지만 그러고 경기에 패하기엔 너무 아쉬웠다"며 "지더라도 후회 없이 하자는 생각으로 3세트에 들어갔다"고 경기 내용을 복기했다. 2시간25분 접전을 승리로 장식한 그는 "3세트 게임스코어 3-4로 뒤진 상대 서브 게임에서 30-30이 고비였다"고 지적하며 "그때가 중요한 포인트라고 여겨서 집중했는데 그 점수를 따내면서 역전의 발판을 마련했다"고 분석했다.  이달 중 개막하는 프랑스오픈 예선 참가 신청 시한을 놓쳐 대회에 나가지 못할 위기였다가 전날 프랑스테니스협회로부터 예선 와일드카드를 받기도 했다. 그는 "대회에 못 나가게 되더라도 내 실수가 맞기 때문에 받아들이고 이번 대회까지 최선을 다할 생각이었다"며 "나가게 됐기 때문에 감사한 마음으로 베스트 실력을 발휘하겠다"고 의욕을 내비쳤다.  평소 서브가 약점으로 지적된 정현은 이날 서브 에이스를 무려 14개나 작렬했다. 정현은 "아직도 더 발전해야 한다"며 "오늘 체력적으로 힘들어서 서브에 더 집중했고 상대와의 심리전에서도 이겨 에이스가 많이 나왔다"고 말했다. 17일 결승전을 앞두고 체력 소모가 많이 않았느냐는 말에 그는 "경기를 계속하니까 자신감이 생긴다"며 "몸이 힘들지만 힘이 빠지면서 스트로크나 서브가 자연스럽게 부드러워지는 효과가 생긴다"고 여유를 보였다. (사진,기사/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