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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내 탓입니다..
길 위에 나 뒹구는 낙엽 위을 조용히 혼자서 걷고 싶다. 갑자기 지난 일들이
주마등처럼 떠오르면서 "왜 여태껏 네 탓을 하면서, 내 탓으로 돌리지 못했나?"
가슴에 손을 얹고 반성을 해 본다.
재작년 가을부터 전국구 시합을 통해 기량을 쌓아 볼 참으로 나보다 상수인
젊은 신예들을 포섭하여 나가 보았다. 사실 4~5년전쯤에 첫 데뷔전에서 지금
은 은퇴하신 분과 O구 시합에 나가서 32강까지도 가 본 적은 있었으나, 요즘
은 그 때보다도 기량은 나아졌지만, 성적은 영 신통치 않아 겨우 본선 턱걸이
수준이다.
그제 전국구 시합에서 비록 예탈은 하였지만, 많은 것을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
었고 그로 인해 깨우침도 받게 되었다.
도저히 일어나서도, 일어날 수 없는 상황이 일어났으니.. 6:3 정도로 이겨야 할
게임을 매치포인트를 잡고서도 타이브레이크까지 갔다가, 타이브레크 게임 중
에도 6:1로 앞서고 있는 줄 착각을 하여 한 포인트를 잡고 악수하러 갔는데, 스
코어가 6:2 란다. 여기서부터 휘말리기 시작하여 내리 6포인트를 주고 1패를 안
으니 그 허탈함은 이루 말로 표현할 수가 없을 정도였다.
다음 상대는 울산에서 온 강팀이니, 큰 힘도 못 쓰고 완패를 당하고 나서, 파트
너에게 "스매쉬 연습 더 하세요!" 충고를 듣고, 첫 게임에서 맨 마지막 매치 상
황에서 상대가 올린 로브를 네트에 처박는 실수를 떠올려 보았다.
"다음에는 저 친구들 실력이 되지 않으면, 시합에 나오지 않겠습니다. 미안합니다~"
"뭘 해야지?" 혹시 본선에 올라가면, 아침도 안먹고 나왔는데, 요기라도 할수
있게 바나나, 핫브레이크, 생수 3통, 이온음료 등 준비해 왔는데, 너무 일찍끝
나 버리니, 해야 할 일이 언뜻 떠오르지 않았다.
집에 나설 때 집사람 왈, "다른 집 아이 아빠는 아이 시험 잘 치게 해 달라고, 휴
일이면 같이 절에도 가서 기도하는데 당신은 뭐 합니까?"
이 소리 안 들을려고, 1시에 독서실에서 오는 아이 데리러 가곤 하지만, 처가
아이를 위해 헌신하는 것에 비교하면 턱 없이 모자람을 알기에 조용히 문을 닫
고 집을 나섰다.
코트장에 7시경 도착하니, 벌써 권사장님이 몸을 풀어 주려고 일찍 나와 기다
리고 계셨다. 한 1시간 정도 가볍게 몸을 풀고 있었지만, 정작 나와야 할 파트
너는 보이질 않는다.
파트너가 엘보로 공을 한달간 거의 안쳤기에 7시 반에 만나 같이 몸을 풀자고
약속을 했건만.......
전화를 하니, 자기는 그냥 갈테니 코트장에 둔 자기 라켓을 대신 들고 와 달란
다.
이제서야 곰곰히 생각해 보니, 누구보다 나 자신의 잘못이 큼을 뉘우친다. 그
친구들이 나 아닌 사람과 같이 나가면, 본선 3,4회전에도 나갈 수 있었을텐데,
나로 인해 기껏해야 본선 2회전 진출이니 뭐가 신이 나서 하겠나?
반대 입장에서 생각해 보지 못한 나 스스로를 원망해 본다. 일찍 도착하여 몸
을 풀려고 해도 한게임 끝나도록 나타나지 않는 파트너를 원망한 적도 있지만,
자신들은 잘 해야 본전, 못하면 망신인데 뭐가 그리 흥이 나겠나?......
아! 아~ 탄식이 나온다. 내가 왜 그 사실을 진작 깨닫지 못했을까?
운동복 차림에 땀으로 범벅인 상태로 세미나를 들으러 간다는 것도 우숩고, 내
키지는 않았지만, 구청장배 클럽대항전이 벌어지고 있는 석대로 발길을 돌렸
다.
5복 4팀 중 한 팀이 4강에 올라가는 예선전에서 벌써 1패를 하고 있었다.
두번째팀과의 대결에서 3장으로 출전하여 상대팀을 여유있게 따돌리고 있으
니, 잘 아는 코치(심판)가 와서 "좀 일찍 오시죠. 그러면 앞 팀에게도 이길수도
있었을텐데......"
빈 말이었겠지만, 그런 이야기를 들으니 약간은 쓰라린 마음이 덜어지는 것
같기도 하였다.
결국 하루에 예탈 두번을 하고 나서 혼자 맹세를 하였다.
앞으로 나 스스로가 에이스가 될 실력이 되지 않으면 결코 전국대회에 출전하
지 않겠노라고.....
어제 아침에 레슨을 다시 시작했다. 집 근처 코치가 그 동안 무릎 수술을 하여
입원하고, 치료를 받는 바람에 못하였는데, 다시 할 수 있다고 연락이 왔기에
근 두달만에 몸을 풀고 왔다. 사실 건강을 위해서 하는 운동인 만큼 앞으로도
열심히 해볼 생각이다.
마지막으로 "만일 나에게 주어진 시간이 하루밖에 없다면,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 스스로 자문해 본다.
P.S.; 앞으로 `클래식 퀴즈` 대신에 아름다운 음악으로 대신하겠습니다.
그 동안 여러분께 혹시나 무례하게 보이지 않았는지 사과를 드리며,
즐거운 시간 되시길 빌면서 이만 글을 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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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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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 105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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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 2007년 09월 11일 09:02:0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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