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 바브링카와 접전-아쉬운 패배

한국 테니스의 희망 정현(19· 69위)이 US오픈 테니스대회(총상금 4230만 달러)에서 세계5위 스탄 바브링카(스위스)를 만나 놀라운 접전을 펼쳤지만 아쉽게 패하였다.



정현은 4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주 플러싱 메도의 빌리진 킹 내셔널 테니스센터 루이 암스트롱 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회 넷째날 남자단식 2회전에서 바브링카에게 0-3(6<2>-7 6<4>-7 6<6>-7)으로 패했다.

1회전에서 제임스 덕워스(호주·95위)를 3-0(6-3 6-1 6-2)으로 완파했던 정현이었지만 최정상급 선수인 바브링카의 벽은 역시 높았다.

지난해 호주오픈에서 생애 첫 메이저대회 우승을 차지하였던 바브링카는 올해 프랑스오픈 결승에서도 노박 조코비치(세르비아·1위)의 커리어 그랜드슬램(선수 시절 4대 메이저대회 석권)을 저지하며 우승을 차지했다.

US오픈에서는 2013년 준결승에 오른 것이 최고의 성적이다. 지난해에는 8강에서 준우승자 니시코리 게이(일본·4위)에게 패했다.

세트스코어만 보면 0-3의 완패였지만 세계 5위를 상대로 3세트 모두 타이브레이크로 끌고 갔다. 3시간12분의 장시간 경기에서 체력적인 문제 또한 크게 보이지 않았다.

문제는 서브 차이가 컸다는 것이다. 바브링카가 서브 에이스 26개를 넣었고 정현은 3개 밖에 기록하지 못했다. 어렵게 딴 점수를 쉽게 내줄 수밖에 없었다.

1세트에서 정현은 바브링카의 강력한 한 손 백핸드 리턴에 자신의 첫 서브게임을 브레이크당했다.

1-4로 몰린 상황에서 정현은 바브링카의 실책에 힘입어 브레이크에 성공했고 타이브레이크까지 세트를 끌고 갔지만 2-7로 졌다.

2세트에서는 바브링카가 서브게임에서 더블폴트와 실책을 연달아 범해 먼저 브레이크에 성공했고 3-0까지 앞서갔다. 그러나 정현 역시 1-4에서 서브게임을 내줬고 다시 타이브레이크에 돌입했다.

두번째 타이브레이크에서는 4-5까지 따라붙어 봤지만 상대의 서브 에이스에 이은 강력한 서브에 연달아 점수를 내줬다.

3세트에서도 정현은 대등한 경기를 이어갔다. 서브에서 밀려 쉽지 않은 경기를 했지만 안정적인 스트로크를 바탕으로 다시 타이브레이크로 향했다.

정현은 6-7로 뒤진 상황에서 회심의 발리 시도가 실패해 패했지만 밝은 얼굴로 경기를 마감하였다.
정현은 이번 대회 64강에 오르며 랭킹 포인트 45점과 상금 6만8천600 달러(약 8천만원)를 받는다.

한편 정현은 5일(한국시간) 미하일 쿠쿠시킨(56위.카자흐스탄)과 짝을 이뤄 US오픈 남자복식 1회전에 출전한다. 상대는 프렌티세크 세르마크-이리 베사리(이상 체코)다.
정현이 메이저 대회 본선에서 복식에 나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지만 지난해 인천아시안게임과 올해 광주유니버시아드에서 각각 복식 금메달과 은메달을 따낸 바 있다. 복식 파트너인 쿠쿠시킨도 지난해 이 대회 복식 3회전에 진출한 경력이 있어 복식에서도 좋은 성적을 기대해 볼 만하다.

올해 윔블던에서 준우승한 가르비녜 무구루사(9위·스페인)는 요한나 콘타(97위·영국)에게 1-2(6<4>-7 7-6<4> 2-6)로 져 탈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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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usopen-Wawrinka-vs-Chung

[대한테니스협회 김도원]US오픈 단식 2회전에서 랭킹 5위 바브린카와 비록 패하기는 했으나 매 세트 타이브레이크까지 가는 혈전을 펼치며 강한 인상을 심어준 정현(삼성증권 후원·69위)은 경기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톱 10선수들을 상대 하는 것이  두렵고 긴장도 되지만 이겨내야 하는 거니깐 오히려 일찍 만나 배우는 심정으로 늘 즐겁게 경기 하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정현(삼성증권후원·69위)=공동취재단 이어 오늘 경기에 대해 “시합 중에는 사실 내 경기가 어떻다고 생각할 정도로 겨를이 없었다. 그래도 끝나고 생각해보면 경기 전에 목표였던 ‘남은 에너지를 다 쏟는 것’ 그리고 힘든 시합 할 때 늘 하는 목표인 ‘1세트에 한 시간’ 이 두개를 모두 이뤘다. 그 목표를 모두 지켜서 만족한다. 결과를 떠나서 코트에서 쥐나도록 뛰면 잘 한 것이  아닐까 생각했다. 강호를 상대로 쉽게 무너지고 싶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또한 정현은 바브린카에 대해 “다 잘 하니깐 세계 5위를 하는구나. 역시 다르다는 걸 실감했다.”고 밝히면서 “조금 긴장하다보니 몸이 가볍지 못했고, 힘도 많이 들어가고, 압박감이 좀 심했다. 압박감이라고 한 건 세계5위를 상대로 서브 게임 뺏기면 세트 뺐길 가능성 높으니 그런 데서 오는 압박감. 어떻게든 잡아야 한다는 압박감이 컸다.”고 말했다. 정현은 많은 관중들의  응원에 대해“ 프로 초년생이라 열심히 하라는 뜻에서 응원해준 것 같다. 시합 땐 사실 정신이 없어서 코치와 어머니 있는 곳 밖에 보이지 않았다.”고 답했다. 윤용일 전담코치는 “정현이가 2세트를 잡았으면 어떻게 됐을까하는 아쉬움 있다. 한 세트라도 잡았으면 경기 흐름 완전히 바뀌었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래도 매우 대견하다.”고 말하며 “정현이 바브린카를 이 정도로 괴롭힐 거라고 생각했다. 정현은 이전에 톱10과 두 번 붙어봤다. 세 번째니까 그때보다 더 잘 하리라 생각했다. 그래도 이번에 발전한 모습을 보였다. 정현은 그라운드 스트로크, 서브 좋아졌다.”고 덧붙였다. 또한 정현의 오늘 플레이에 대해 “결과는 아쉽지만 현이에게 정말 잘했다고 얘기해주고 싶다. 성과가 있던 대회다. 큰 걸 얻었다.  그동안 두 차례 톱10과 했지만 투어 대회였고, 메이저 대회에서 이런 선수랑 이렇게 좋은 경기를 했다는 게 큰 성과다. 큰 관중 앞에서도 잘했다.”고 말한 후 “점수로 환산하면 100점 만점에 100점을 주고 싶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