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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에서 교직생활을 하던 어떤 선생님이 학교업무에서 탁월한 능력을 인정받아 교육부(당시 문교부)본부로 승진 발령을 받았다.
학교에서는 경사라며 대대적인 축하를 하였고, 본인도 꿈에 부풀어 서울로 상경했다. 그러나 정작 출근을 하니 상황은 예상대로 전개되지 않았다.
부임되어 왔는데 도통 일을 주지 않는 것이었다. 원인은 두 가지였다.
명문대 출신도 아닌데다가 상사가 싫어하는 지역의 출신이었기 때문이였다.
결국 6개월간 마음고생만 하다가 공직생활을 포기하고 민간기업으로 직장을 옮기고 말앗다. 고향 동료들의 성원에 보답하지 못하고 학연과 지연의 높은 벽에 좌절한 것이다. 시간이 많이 지나, 그는 이렇게 한탄을 했다.
"그래도 그 때 버텼어야 햇는데 말이야."
세월이 지나. 그 분의 아들이 명문대학에 합격을 했다. 입학도 하기 전에 동문회에서 연락이 왔다. 지역에서 가장 성공한 선배들 몇 명이 합격생들에게 고급 음식을 대접하며 축하파티를 열어주었다. 아버지도 만나기 힘든 사람들이 이제 갓 고등학교를 벗어나는 학생들에게 극진한 대접을 했다.
뿐만 아니라, 적지 않은 돈을 봉투에 넣어 입학준비금이라 챙겨주었다.
아들은 신이 났고 입학을 하기도 전에 이미 충성스런 동문이 되어 어깨에 힘을 주었다. 자신이 선택한 대학의 전통이 대단하다고 침을 튀기며 자랑하였다.
아버지는 그런 아들에게 한마디 툭 던졌다.
"얘야, 어깨에 힘 빼라, 그런 전통이 꼭 좋은 일은 아닐 수도 있으니 말이다."
아들의 기쁨이 싫진 않았지만, 학연의 쓰라림이 생생하게 떠올랐기 때문이다.
학연과 지연은 꺼지지 않는 논란의 불씨다.
선천적 요인인 지연은 그렇다손 치더라도 후천적으로 결정되는 학연은 아직도 애증이 가득한 화두다. 부족한 후배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주고 비전을 갖게 만드는 선배들의 솔선수범은 사랑의 실천이다.
반면에 동창이 파워를 가져야한다며 무조건 밀어주고 보는 후안무치의 형태는 증오의 대상이다. 누군가 그 순간 피눈물 나는 분노를 삭이고 있기 때문이다.
어떤 사회든 강자와 약자가 함께 존재한다. 강한 자는 자신들의 화려한 위치를 오랫동안 누리려고 노력한다. 약한 자는 하루 빨리 약자의 서글픔에서 벗어나려고 애를 쓴다. 사람들의 그러한 목표 지향적 행태가 경쟁심으로 나타나는 것이 세상의 이치다.
건강하고 올바른 강자가 많으면 선진사회요, 희망을 잃고 좌절하는 약자가 많으면 후진사회다. 강자의 말에 약자가 굴복하는 나라는 후진국이고, 약자의 말에 강자가 귀를 기울이는 나라가 선진국이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핵심은 약자의 본질적 요구를 정확히 이해하는 것이다.
그들은 배운자의 겸손을 기대하지 않는다. 가진 자의 적선도 아니다. 힘 있는 자의 자비도 아니다. 물론 성공한 사람들의 넉넉한 미담이 보다 빠르게 선진 사회를 만드는 원동력이 되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런 기대감을 갖는 것조차 또 다른 실망의 원인이 될 수 있음을 이미 잘 알고 있다.
약자가 희망하는 사회는 의외로 공정한 사회다. 원칙과 규범이 존중받는 반칙없는 세상을 원한다. 건강한 학연, 지연, 혈연은 박수를 받아야 한다. 그러나 사회의 질서를 무시하는 왜곡된 편들기와 집단행동은 강자든 약자든 지탄받아 마땅하다. 반칙과 변칙이 없는 공정함이 선진 한국의 필수 조건이다. 우리 사회를 건강하게 만드는 공정한 리더가 큰 리더로 대접 받아야 할 시기다.
승학산
어제 호주오픈 노박과 총가의 결승전은 보는이로 하여금 찬탄을 자아내는 경기였다. 테니스의 맛과 멋을 내내 엿볼 수 있는 경기로 그 여운이 아직도 맴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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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 97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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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 2008년 01월 28일 12:41:0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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